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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이들과 책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독서지도사이다. 큰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나는 책을 좋아했다. 좋아하기는 했지만, 내가 잘 읽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독서법 관련한 강의도 듣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했다. 나는 학창 시절에 독서를 즐기지 못했다. 성인이 된 후, 뒤늦게 역삼동에 있는 '어썸피플'이라는 모임에 나갔던 경험을 계기로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유근용 작가의 일독일행 독서법 강의를 듣었던 2016년 어느 날을 계기로 나는 책을 더 잘 읽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게 되었고, 매일 책을 읽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와중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2017년 겨울에 큰 딸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사랑스러운 아이에게도 어릴 적부터 많은 책을 읽히고 싶었다. 내가 알고 있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직접 배워 그 영향을 우리 아이의 삶에 직접적으로 전해주고 싶었다. 아이를 낳고 난 후부터는 자연스럽게 자녀 양육서를 많이 고르게 되었다. 하루는, 책을 읽고 있던 내 곁으로 아이가 다가와 앉더니 내가 읽던 책을 기웃거렸다. 호기심 가득하고 사랑스러운 얼굴로 책 앞에서 나를 바라보며 웃던 아이. 표지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나는 저 책 읽어야겠다" 큰 소리로 말하고는 자기 책을 한 권 꺼내와 옆에서 뒹굴거리며 읽기 시작했다.

엄마 책 기웃거리다 "나는 저 책 읽어야겠다"
내가 뭘 읽고 있으면 아이는 슬쩍 다가와서 앉는다. 뭘 하는지 궁금해하는 표정으로 내가 읽고 있는 책의 제목을 소리 내어 읽어보기도 하고, "이거 재밌어?" 하며 물어보기도 한다. 어떤 날은 표지 그림만 보고도 "이건 조금 지루할 것 같은데" 하며 지레짐작하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저 책 읽어야겠다" 하고는 자기 책장에서 뭔가를 꺼내와 내 옆으로 다가온다. "책 읽어야지!"라는 강요가 섞인 말 보다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아이가 변화하기에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책을 펼치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자기 책을 펼쳐 들곤 했다. 물론 모든 순간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매일 읽어주는 것은 중요하다. 처음엔 그냥 습관처럼 시작한 일이었는데, 어느새 아이도 나도 각자 책을 펴는 게 당연한 밤 시간의 풍경이 되었다. 방에 누워, 또는 앉아서 독서 쿠션에 책을 올리고, 각자 다른 책을 읽고 있는 그 몇 분이, 하루 중 가장 조용한 시간이기도 하다. 가끔은 누가 더 오래 앉아서 책을 읽나 대결을 하자고 딸이 먼저 제안을 해 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아이는 놀이를 하는 것같이 느껴지는지 더욱 집중해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그 모습이 한편으로는 웃기면서도, 이만큼 자라준 딸이 너무 대견하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 독서 습관, 강요 없이 흥미 위주로
나는 독서지도사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우리 아이가 책을 안 읽어요"라는 고민을 듣곤 한다. 그럴 때는 아이에게 강요보다는 흥미 위주로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니 환경을 잘 만들어주시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주말에 아이들과 서점이나 도서관으로 나들이를 가서, 다양한 책을 볼 수 있는 경험을 선물해 주고, 집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 바구니를 곳곳에 놓아두는 것이다. 소파 옆, 침대 옆, 화장실에. 책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를 아이가 자주 활동하는 공간에 놓아두고 생활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준다.
아이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 엄마가 매일 책을 읽는다면 그 모습을 본 아이는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게 된다. 읽으라고 말하기 전에, 엄마가 먼저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책을 보는 데 있어 최대의 적인 영상 매체들은 최대한 멀리하게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영상을 본다면 흐름이 이어지는 영화를 한 편 보는 것을 추천한다. 짧게 끝나는 숏폼 같은 영상을 우리 아이가 밥 먹듯이 보고 있다면 그건 아이의 뇌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인스타 브레인'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매일 밥 먹듯, 물 마시듯 책을 읽게끔 만들자. 아이의 독서 습관은 아이가 재밌어야 한다. 재미가 있어야 계속 하고 싶다. 그건 누구에게나 통하는 법칙 아닐까? 내가 읽었을 때 재밌는 책을 한 권 골라서 읽고, 또 읽자. 나는 성인이 될 때까지도 독서와는 담을 쌓고 살아왔기에 뒤늦게 책을 좋아하게 되어 지나간 날들이 아쉽게 느껴졌던 적도 있다. 그렇지만, 그 또한 나의 삶이니 사랑하기로 했다. 그리고, 조금 느리더라도 천천히 지금의 여정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 나는 독서지도사로서 아이들과 책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고,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도 나눈다. 때로는 나도 글을 잘 쓰지 못하는데, 내가 글쓰기를 잘 지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래서 글쓰기와 관련한 책도 읽어보며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재미있게 글을 읽고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글까지 써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100번 넘게 다시 꺼내 온 그림책 한 권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이 책은 내가 애정하는 그림책이다. '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육아'라는 책을 2018년 즈음 읽었던 것 같다. 하은맘 작가는 책육아를 중요시하며 그 중요성을 많이 분들께 전하고 계셨던 분이다. 그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블로그를 알게 되고, 그분의 블로그에서 책의 제목을 보고 구입했던 책이었다. 책의 내용이 가슴속에 전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아이한테 읽어주려고 폈다가 혼자 목이 메어 제대로 못 읽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책은 아마도 내가 할머니가 될 때까지도 읽지 않을까? 할머니가 되어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그때의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
책에서는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여주며 엄마는 힘든 시간도 보내기도 하지만, 저녁이면 항상 아이를 안아주고 토닥이며 사랑의 노래를 불러줍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는 3살이 되고,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죠. 시간이 더 흐르고 흘러 이제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진 엄마에게 다 큰 어른이 된 아들이 찾아옵니다. 엄마를 안고 아들이 노래를 부르죠. 마지막 장면에서는 여러 상상을 했는데요. 그때, 엄마가 돌아가신 걸까? 아들이 낳은 딸을 바라보며 그 아들은 엄마를 생각했을까? 읽으면서 마음에 흔적을 많이 남기고 간 책이었죠. 돌아보면 지금까지 아이들과 그 책을 100번 이상은 읽지 않았을까요? 나중에 먼 훗날, 손녀 손주가 생기면 그때도 귀여운 아기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읽어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