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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독서, 하루 10분이면 된다
아이들과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습관처럼 하는 행동이 있어요. 잠들기 전에 아이들과 책을 읽는 것은 아이들에게 많은 이점을 가져다 줍니다. 정서적으로도 안정됨은 물론이거니와 재미있고 다양한 내용들을 들으며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수 있죠. 하루종일 밖에서 바쁘게 지내는 워킹맘이라도, 집에 와서 잠들기 전 10분은 아이들과 살을 맞대며 따뜻한 목소리로 읽어줄 수 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내 아이에게, 나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지요.
어떤 날은 눈이 감길 정도로 피곤한 날도 있었고, 책을 읽어주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든 날도 있었습니다. 목 상태가 좋지 않아 소리가 잘 안 나오는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책장을 넘겼습니다. 거창한 다짐은 필요하지 않아요. 아이와 나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요? 오늘 읽을 책을 아이가 고르게 하고, 엄마는 따뜻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것. 그 시간동안 위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완벽한 낭독이 아니어도, 매일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 그 자체. 우리 아이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매일 하루 10분, 목표는 거창하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매일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내 차례다!" 책 한 권 쥐고 거실을 서성이던 아들
요즘 저의 4살 짜리 아들은 책을 한 권 손에 꼭 쥐고 거실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새벽 늦게 귀가를 하기 때문에 엄마가 혼자 책을 읽어주게 되는데, 초등학교 3학년 큰 딸이 4살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엄마가 아이들에게 읽어주곤 합니다. 밤에는 누가누가 먼저 책을 읽을지 가위바위보도 하며, 서로 먼저 읽으려고 경쟁을 합니다. 그러고서는 누나가 먼저 읽게 되면, 아들은 책을 한 권 손에 꼭 쥐고 거실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하죠. 누나 차례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발걸음을 옮기던 그 뒷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그러다 자기 차례가 되면 "예! 내 차례다!" 외치던 아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갑니다. "이제 다 읽었어?" 하며 반짝이는 눈으로 다가와 묻는 아들. 어찌나 귀엽던지요. 남자 아이라 그런지 특히나 자동차 책을 엄청 좋아합니다. 경찰차, 소방차, 도서관 차, 밥차, 쓰레기차... 오늘은 어떤 책을 읽어달라고 할지 궁금하네요.
어느 날 저녁, 딸이 조금은 서운한 듯한 목소리로 말하더군요. "동생은 한 권을 다 읽어주는데, 나는 왜 몇 페이지만 읽어줘?"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습니다. 두 아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시간을 나누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딸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그날 이후로 각자의 책 읽는 속도와 흥미를 더 세심하게 살피게 됐어요. 사실 마음은 더 많이 읽어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것 같기도 해서 미안하기도 하고요. 오늘 아침, 딸이 메모에 적어준 내용이 떠오르네요. "엄마,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그 말을 듣는데 나는 정말 행복하구나 싶더라고요.
나의 하루를 살게 해준 작은 쉼표와 같았던 독서 시간
아이들을 두 손으로 껴안고 책을 읽으며 듣는 숨소리,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반짝이는 눈빛, "이제 무슨 책 읽을까, 엄마?"라고 묻는 다정한 목소리. 그 목소리들을 듣고 있으면, 그 순간만큼은 다른 걱정들이 잠시 멀어졌습니다. 아이들이 나를 안아주고 웃어주고 다정하게 물어봐주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하고 고마웠습니다. 물론 육아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책을 읽으며 낮에 아이들에게 저질렀던 잘못들을 사과하기도 하고요. 아이들에게 매일 책을 읽어주었던 건, 아이들을 위한 일이기도 했지만 어쩌면 저 자신을 지탱하기 위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하루를 버티게 해준 작은 쉼표와 같았던 시간들. 아이들과 잠들기 전 책을 읽을 때 느끼는 행복을 많은 분들께서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한 준비도, 완벽한 낭독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피곤한 날엔 목소리가 조금 쉰 소리가 나도, 바빴던 날엔 눈이 저절로 감겨도, 그냥 아이 옆에 눕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매일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 그거면 충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