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밥맛이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마트나 식자재 매장에 갓 찧어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가을 햅쌀'이 나오기 시작하면, 저도 모르게 10kg, 20kg짜리 든든한 대용량 포대를 카트에 담게 되는데요. 입맛 까다로운 초등학교 3학년 저희 딸아이도 갓 지은 햅쌀밥은 반찬 없이 김만 싸줘도 두 그릇을 뚝딱 비워내곤 합니다. 하지만 대용량 햅쌀을 샀을 때 가장 큰 골칫거리가 있죠.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쌀벌레(바구미)'입니다. 예전에 쌀이 담겨 있던 종이 포대 그대로 베란다에 무심코 두었다가, 밥을 하려고 열어본 순간 쌀벌레가 득실거리는 걸 보고 온몸에 소름이 돋아 기겁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벌레를 골라내 보려 했지만 도저히 감당이 안 돼서 결국 아까운 햅쌀을 눈물을 머금고 통째로 버려야만 했죠...
여름이 되면 주방에서 은근히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가 쌀벌레입니다. 쌀통을 열었는데 작은 벌레가 움직이거나, 쌀알 사이에 까만 점처럼 보이는 것이 섞여 있으면 순간적으로 당황하게 됩니다. 매일 밥을 해 먹는 집이라면 더 찝찝할 수밖에 없습니다.쌀벌레가 생기는 이유는 단순히 집이 더럽거나 쌀통 관리를 못해서만은 아닙니다. 쌀은 곡물이기 때문에 보관 온도, 습도, 구입 후 보관 기간, 밀폐 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여름 쌀벌레 문제는 기온과 습도가 함께 올라가면서 더 쉽게 나타납니다. 저도 예전에는 쌀을 사 오면 봉투 윗부분만 접어서 그대로 두는 일이 많았습니다. 쌀통에 옮겨 담는 것이 귀찮기도 했고, 어차피 금방 먹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여름에 쌀을 씻으려고 보니 작은 벌레가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