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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독서지도사로서 아이들의 어휘력을 늘리기 위해 어떤 방식이 보다 효율적일지 평소에 생각을 하는데요.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다양한 책들을 접하게 하는 것과 더불어, 좋은 글을 필사하며 익힐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자료를 만들어 나누어 주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보다 더 재미있게 읽으며 어휘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아이들에게 수준에 맞지 않는 두꺼운 책만 건네고 계셨다면, 오늘 포스팅에 집중해 주세요. 이번 글은 나민애 교수님의 ⟪국어 잘하는 아이가 이깁니다⟫ 를 바탕으로 아이의 어휘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집에서 바로 실천하여 아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얇은 책을 반복해서 읽기
어휘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글을 읽어가며 문맥으로 어휘를 파악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책 선정 기준이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지금 고학년이라고 꼭 두꺼운 책을 읽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아이의 수준을 면밀히 관찰해보고, 수준에 맞는 책을 반복해서 읽을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 1쪽에 모르는 단어가 1~3개인 책이 최고입니다: 내 아이의 수준보다 약간만 높은 책을 골라주세요. 모르는 단어가 하나도 없는 책은 어휘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반대로 모르는 단어가 10개 이상 쏟아진다면 읽기 과정이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 있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 두꺼운 책 대신 얇은 책을 집중 공략하세요: 어휘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두꺼운 책을 읽으면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 에너지를 다 써버려 단어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단기간에 어휘를 늘리려면 문단에 집중할 수 있는 얇은 책을 골라 정독해야 합니다.
- 1권을 10번 읽는 것이 10권을 1번 읽는 것보다 낫습니다: 모르는 단어를 충분히 익히려면 여러 번 읽는 것이 필수입니다. 지난달에 10권을 읽었는데 이번 달에 1권만 읽었다고 조급해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읽혀주세요.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이지만, 아이의 수준을 파악하지 않고 무턱대고 이해가 되기 어려운 책을 아이에게 준다면 머지않아 책 읽기를 멀리하게 될 수 있습니다. 지금 6학년이라고 해도 4학년 수준의 책을 읽어도 됩니다. 내가 재미있게 읽고, 이해하며 생각을 확장해 나간다면 너무 좋은 경험이 된 것이죠. 그에 반해, 6학년이 읽기 좋다고 해서 아이에게 책을 사주었는데 그 책의 어휘들을 보니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아 이해하기 힘들다면, 어렵기 때문에 계속해서 책을 보고 싶지 않을 겁니다.
나의 수준에 맞는 재미있는 얇은 책을 골라,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표시도 해가며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 합니다. 제 딸 우주와 여행을 가거나 잠시 산책을 하러 나갈 때도 아주 얇은 책을 여러 권 챙겨 가지고 나가기도 하는데요. 두께가 얇아서인지 툭 꺼내서 단숨에 주르륵 읽어내고, 모르는 낱말이 나오면 불쑥불쑥 뜻에 대하여 물어오기도 합니다. 반복해서 읽으면,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다른 부분에 대한 깨달음도 얻을 수 있게 되니 일석 이조로 좋습니다.
'여러 번 읽기'를 하며 모르는 단어 익히기
어휘력을 빠르게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다소 얇은 책(집중해서 30~40분 전후로 다 읽는 책)을 3회 정도 반복해서 읽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하루가 다 지나도 다 못 읽는다면 더 쉬운 책으로 수준을 낮춰주세요. 이때 눈으로만 읽지 말고, 아이가 정독할 수 있도록 반드시 연필을 들고 모르는 단어에 표시를 하게 해주세요.
- 문맥상 무슨 말인지는 알 것 같은데, 확실하지 않은 단어는 동그라미 1개를 칩니다.
- 문맥상 도통 이해가 되지 않고 전혀 모르는 단어는 동그라미 2개를 겹쳐서 표기하게 합니다.
저는 우주가 책에 동그라미를 쳐서 가지고 오면 그 옆에 그림을 그리거나 설명을 써주고 책을 돌려줍니다. 그러면 아이는 또 그에 대한 궁금한 점을 묻곤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어휘는 점점 늘어나게 됩니다. 엄마가 설명을 해주면 함께 다시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설명을 들어도 잘 모르겠다고 하면 검색엔진에서 뜻을 찾아서 보여주거나, 예문을 보여주기도 하며, 사진으로도 보여줍니다. 그러면 보통 곧바로 이해를 하고 고개를 끄덕이곤 했습니다.
사실, 여러 번 읽기를 실행한 책이 많지는 않은데요. 워낙 책의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서 한 권을 오래 붙잡고 있는 것을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책이 보이면 곧장 그쪽으로 관심이 쏠리니까요. 그렇지만, 이유를 이야기하며 한 번 더 모르는 단어가 있는지 찾아보면서 가볍게 읽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엄마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고맙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엄마가 직접 떠먹여 주는 어휘 설명
아이가 동그라미 친 단어를 스스로 인터넷 사전에 검색하게 두면, 아이들은 꼭 다른 샛길로 빠지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이 빠르게 판단하여 눈높이에 맞춰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 훨씬 실효성이 큽니다. 부모님이 단어를 설명할 때는 아래의 3가지 방법을 활용해 보세요.
| 설명 방식 | 활용법 및 예시 |
|---|---|
| 이미지 각인법 (사진/영상 활용) |
고인돌, 병풍, 토네이도처럼 실물이 존재하지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명사에 효과적입니다. 백 마디 말보다 유튜브 영상이나 사진 1장을 직접 검색해서 보여주면 즉각적인 이해가 가능합니다. |
| 예문 제시법 (상황 묘사) |
'새삼스레', '조촐하게'처럼 실물이 없는 부사나 관형사 등 꾸밈말에 사용합니다. "너는 알고 있는 말을 왜 또 새삼스럽게 묻고 난리야?"처럼 아이에게 익숙한 상황을 예시로 들어 뉘앙스를 전달해 줍니다. |
| 근접어 활용법 (비슷한 단어 경유) |
'성품', '근엄'처럼 직접 보여주기 마땅치 않은 추상적인 단어에 적합합니다. "성격이랑 비슷한 말인데 좀 더 품위 있는 말이야"처럼 아이가 이미 알고 있는 비슷한 단어를 경유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
이렇게 아이가 표시를 하고, 엄마가 옆에서 적절하게 설명을 해준 뒤 다시 책을 읽게 해보세요. 두 번째 독서 시간은 첫 번째보다 훨씬 짧아지고, 이해도도 깊어지며, 단어는 아이의 머릿속 깊숙이 안착하게 될 것입니다. 혹여나 단어 암기로 아이를 잡고 계셨다면, 이제부터는 얇은 책 한 권을 너덜너덜해지도록 함께 씹어먹어 보는 즐거운 독서를 시작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건강한 독서인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독서지도사, 그로잉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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