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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자기주도학습을 지도하며 독서와 글쓰기 등 다양한 '공부 습관'을 잡아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든 학습의 바탕이 되는 아이의 '뇌'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데이비드 윌시 박사의 『스마트 브레인』을 꼼꼼히 읽으며, 아이의 뇌를 쑥쑥 자라게 하는 과학적인 원리들을 시리즈로 연재해 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주제는 매일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식단'입니다. 우리가 매일 차려주는 밥상이 아이의 집중력과 학습력에 어떤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뇌과학의 관점에서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뇌의 연료 포도당과 60%를 차지하는 지방의 비밀
"자동차에 설탕을 넣어봤자 차가 움직이지 않듯이, 적절한 연료를 넣지 않으면 뇌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뇌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연료는 바로 포도당이다. 만약 충분한 포도당을 얻지 못하면 주의 집중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과자, 사탕, 빵 등에 들어있는 정제된 단순당은 포도당을 급속 충전한다. 불행히도 급상승한 에너지는 곧이어 급하락하고 가라앉는 기분, 피로, 집중력 저하 등을 겪을 수 있다. 뇌 활동의 에너지원으로는 통곡, 견과류, 과일 및 야채가 훨씬 좋은 선택이다." (p.153)
저희 딸은 달콤한 과자나 젤리를 좋아합니다. 아이는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달콤한 유혹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제가 먹어도 맛있는 '단순당' 음식들을 아이에게 무조건 금지를 시키지는 못하겠더라고요. 혈당을 급격히 올렸다가 뚝 떨어뜨리는 집중력의 최대의 적, 단순당. 단순당을 많이 섭취할 수록 피로를 잘 느끼게 되고 산만해지기 쉬우니 최소한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저도 평소에 아이들에게 정제된 단순당을 많이 먹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자라며 편의점에서 한 개씩 사주시는 젤리를 끊어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사랑으로 사 주시는 젤리인데, 차마 "사주시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이 가지 않으니 사주지 마세요"라는 말은 입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먹고 사는 음식 문제에 대하여 스트레스 받거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즐겁게 먹고 때로는 불량 식품이더라도 가끔 먹는 것은 허용해 주려고 합니다. 물론, 뇌 활동의 에너지원인 통곡물과 견과류, 과일, 야채는 평소에 풍부하게 많이 먹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이의 뇌는 하루 종일 강력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떄문에 안정적인 연료를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저는 두뇌 음식에 관심이 있었던 지는 꽤 오래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조금 부끄럽기도 합니다. 아는 만큼 다 실천하며 살지는 못했던 것 같아서입니다.
"아이들의 식단에서 지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뇌의 60퍼센트 이상이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지방을 섭취하면 세포막들이 유연한 상태를 유지하게 되므로 세포 기능이 잘 유지될 수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이 가장 좋으며 생선, 계란, 아보카도, 견과류에서 발견된다." (p.155)
뇌의 절반 이상이 지방이라는 사실, 놀랍지 않으신가요?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 같은 '나쁜 지방'은 뇌세포를 딱딱하게 굳게 만들어 머리를 둔하게 만듭니다. 반면 등 푸른 생선이나 견과류에 들어있는 '좋은 지방'은 뇌세포를 유연하게 만들어 정보를 빠르고 정교하게 처리하는 숙련된 뇌를 만들어 줍니다. 저는 매일 아침,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견과류를 섭취합니다. 예전에 '채소 과일식'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부터 아침마다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노력이라기 보다는 그냥 일상입니다. 아침에 과일을 먹지 않으면 허전하고, 아몬드나 마카다미아, 피스타치오를 씹지 않으면 빈 자리가 아주 크게 느껴지는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견과류는 너무 맛있습니다. 아침마다 오도독 깨물며, 달콤한 바나나와 크리미한 요거트까지. 아침을 먹는 시간은 제가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오메가3도 부족할 수 있을 것 같아 전에 약국에서 구매했었는데, 잊지 않고 잘 챙겨먹어야 겠습니다.
감정 소모는 그만! '음식 전쟁'을 피하는 부모의 자세
"음식을 보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과제를 완수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음식을 사용하는 것은 피한다. 먹는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자기가 언제 배부른지 안다."
"접시에 음식을 조금만 담아준다. 많이 담아주면 버겁게 느끼고 음식을 먹는 대신 놀려 할 수 있다. 만약 아이의 양보다 적게 줬다면, 아이는 더 달라고 말할 것이다." (p.162)
이 부분은 저를 포함한 많은 부모님들이 뜨끔할 만한 내용입니다. "이 문제집 다 풀면 아이스크림 줄게", "채소 다 먹어야 유튜브 보여줄게"라는 식의 협상은 아이의 건강한 식습관을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특히 음식을 기분 전환의 수단이나 보상으로 사용하게 되면 아이는 평생 체중과 건강 문제로 싸워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밥상 앞에서는 억지로 먹이려는 실랑이를 멈추고, 식사 시간이 끝나면 미련 없이 접시를 치우는 단호함이 아이의 뇌 건강을 지키는 비결입니다.
저는 4살 짜리 아들을 키우며 요즘 실랑이를 벌이고 있습니다. 저녁 시간만 되면 밥을 잘 먹지 않으려고 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엄마 마음처럼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지만, 어떻게든 먹여보려고 분홍색 아동용 칼을 아들 손에 쥐게 하고 같이 썰어보고 의자를 끌고 와서 후라이팬에 배추랑 햄을 넣어 봅니다. 그리고 "우리 같이 볶아보자!" 하며 열심히 예열된 팬에 다진 마늘을 살짝 넣고 기름을 넣고 볶다가 야채와 햄을 넣어 볶습니다. 열심히 다 볶는 것 같더니 갑자기 의자에서 내려갑니다. 어디를 가는지 봤더니 베란다로 우당탕탕 뛰어갑니다. "밥 먹어야지~ 얼른 와. 맛있게 먹자!"해도 씩 웃고 달아나는 녀석입니다. 의자에 앉히려는 노력 끝에 엉덩이를 붙이면 일부러 조금만 준다고 하며 밥을 조금 덜어 담아줍니다. "엄마! 더 줘!" 라는 말을 듣기를 기대하면서요.
'무지개 빛깔' 식단과 부모가 먼저 보여주는 본보기
"아이들은 무지개 빛깔로 먹어야 해요. 뇌 건강 음식은 다양한 색깔을 띱니다. 아이는 당신이 하는 대로 따라 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모습을 아이가 보지 못한다면, 아이 역시 먹지 않을 것이다."
"장을 볼 때 아이가 도울 수 있게 한다. 아이에게 세 가지 다른 색깔의 야채와 과일을 찾아 장바구니 안에 넣으라고 시켜보자." (p.165)
건강한 식습관을 강요하기보다 재미있는 놀이처럼 접근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마트에서 아이가 직접 '빨간색(토마토), 초록색(브로콜리), 보라색(블루베리)'을 찾아 장바구니에 담게 하면, 스스로 고른 음식에 대한 애착이 생겨 거부감이 줄어듭니다. 특히 블루베리 같은 과일에는 뇌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는 강력한 '항산화제'가 듬뿍 들어있어 아이들의 간식으로 최고입니다. 아이에게 최고의 셰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스스로 음식 재료도 씻어보게 하고 잘라보게 하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뒷모습입니다. 엄마 아빠는 탄산음료와 과자를 먹으면서 아이에게만 채소를 강요할 수는 없겠지요. 눈에 잘 띄는 식탁 위에 과일 바구니를 올려두고, 가족 모두가 무지개 빛깔 밥상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가야겠습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뇌가 깃드는 법이니까요. 앞으로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잘 살아내려면 부모가 먼저 노력하고 아이에게도 중요한 가치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아이들과 성장하는 독서지도사, 그로잉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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